미·중 관세 전쟁, 이제 끝났나?

트렌드 · 2025-05-20

미·중 관세 전쟁, 이제 끝났나?

90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3개월간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 갈등의 완화 신호다. 그러나 이 짧은 휴전이 단순한 숨 고르기에 불과한 것인지, 혹은 구조적 전환의 시작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이 합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관세 인하, 수치보다 상징이 중요하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일부 중국산 전자·기계 제품에 대해 145%에 달하던 관세를 30%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반도체 장비 등에 부과하던 125%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 결정은 세계 경제의 두 축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았다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심화된 ‘디커플링’ 흐름 속에서 다시 ‘관세 완화’가 언급됐다는 사실은 시장에 심리적 안정을 제공한다.

한국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

한국의 입장에서 미·중 무역 관계는 단순한 외부 뉴스가 아니다. 양국 모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그 사이에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구조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고 미국에서 완성품 수요를 기대하는 산업에는 직격탄이었다. 관세가 낮아지면 물류 흐름이 원활해지고, 글로벌 공급망이 회복되며 한국 제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투자자의 전략적 해석: 지금은 포트폴리오 조정기

단기적으로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 반도체 장비, 자동차 부품, 물류기업, 항만 관련주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하지만 이 흐름이 지속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며, 대선을 앞둔 정치 일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번 ‘관세 휴전’을 무조건적 낙관이 아닌, 위험 완화 요인으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은 낙폭이 컸던 종목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 환율 안정 수혜가 예상되는 수입업종 중심 포트폴리오 조정이 유효하다.

글로벌 공급망 회복의 신호일까?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은 다극화되었고,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분산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가속화했다. 이번 관세 인하가 일시적 완화로 끝나지 않고, 구조적 회복의 신호로 이어진다면 이는 베트남·인도·멕시코 등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Chinese lanterns in indoor market Photo by Jay on Unsplash

결론: 신중한 낙관과 구조적 분산이 핵심

90일. 숫자는 짧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작지 않다. 미·중 관세 휴전은 글로벌 경제에 짧은 숨통을 틔워주었고, 한국 경제와 투자 시장에도 작은 희망을 비춘다. 그러나 그 빛이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 반등에 올라타는 기민함과 함께, 구조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분산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