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 트레이딩 전략, 규칙만 지키면 누가 해도 되는가?
자기계발 · 2025-05-29
터틀 트레이딩, 규칙을 끝까지 따를 수 있는가?
1983년 겨울, 시카고의 한 사무실에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트레이딩의 귀재 리처드 데니스는 그의 동료 윌리엄 에크하르트와 논쟁 중이었습니다. 데니스는 “훌륭한 트레이더는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었고, 에크하르트는 “트레이딩은 타고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신문 광고로 지원자를 모집했고, 23명을 최종 선발해 단 2주간의 교육을 실시한 뒤 실제 자금으로 거래를 맡겼습니다. 이 실험의 이름은 ‘터틀 프로젝트’. 여기서 터틀(Turtle)은 데니스가 싱가포르에서 봤던 ‘빠르게 키워내는 거북이 농장’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연간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일부는 이후 독립적인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월가의 큰손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커티스 페이스(Curtis Faith)가 있습니다. 그는 당시 19세로 최연소였으며, 이 전략을 철저히 실행해 수천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게 됩니다.
터틀 시스템의 3가지 구성 원리
터틀 트레이딩은 명확한 시스템 전략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추세추종(Trend-following) 방식이며, 기계적으로 가격 변동을 기준으로 매수·매도를 결정합니다.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신호 생성: 20일 고가/저가 돌파 시 진입, 10일 고가/저가 돌파 시 청산
- 포지션 사이징: N값(변동성의 표준편차)을 기준으로 포지션 수 결정
- 자금관리: 총 계좌의 최대 2%를 손실 제한선으로 삼음. 리스크 균형 유지
터틀 전략을 방해하는 심리의 그림자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 전략을 안다고 해서 그대로 실천하지 못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손실 회피 심리입니다. 사람은 1달러의 손실에서 받는 고통을 1달러 이익의 기쁨보다 두 배 강하게 느낍니다. 따라서 잦은 손절을 요구하는 시스템 전략은 본능적으로 저항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두 번째는 확증편향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방향의 정보만 받아들이려 합니다. 터틀 전략은 시장을 해석하지 않고 규칙만 따르기 때문에, 뉴스나 차트 해석을 통해 의견을 만들고 싶어하는 심리에 반하는 구조입니다.
세 번째는 후회 회피입니다. “그때 들어갈 걸…” “왜 손절했지…” 같은 생각은 전략이 아니라 감정의 영역에서 결정을 유도합니다. 터틀 전략은 명백히 이런 감정과의 싸움을 구조화한 전략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내면이 가장 큰 적이 됩니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터틀화’ 실전 전략
터틀 전략을 실제 계좌에 적용하고자 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실용적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일 지표 전환: 20일 브레이크아웃 + 고정 손절 라인만 먼저 적용
- 포지션 크기 최소화: N값이 없으면 단순히 ATR(14)를 활용해 변동성 조절 가능
- 조건부 주문 활용: 감정 개입 방지를 위해 트레이딩 플랫폼에서 조건 진입/청산 자동 설정
- 소액 백테스트 진행: 가상 자금으로 6개월 이상 실전 테스트 후 실계좌 전환
예컨대, QQQ ETF에 2017~2022년 20일 고가 돌파 매수 전략을 적용했을 경우, 손절 규칙을 따르는 조건에서 연평균 약 14~16% 수익률이 기록되었습니다(수수료 미포함, 트레이딩뷰 백테스트 기준). 단, 연간 손절 횟수는 30~50회에 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감정적 적응의 난이도입니다.
터틀 전략의 본질은 훈련이다
리처드 데니스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시장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시장이 움직일 때 반응하라.” 터틀 시스템은 바로 이 철학을 구조로 만든 전략입니다. 규칙은 단순합니다. 그러나 그 규칙을 손실이 반복되는 중에도 지키는 것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투자 전략의 본질은 전략 자체가 아닙니다. 그 전략을 끝까지 실행할 수 있는 심리적 체력과 반복 능력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터틀 전략을 따르기 위해선 기법보다 먼저 자신의 감정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몇 번의 손절을 견딜 수 있습니까? 그리고 감정이 아니라 규칙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예’라고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터틀의 자격을 갖춘 것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