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장염이 자주 걸릴까? 의외의 원인 3가지

심리 · 2025-05-14

“아니, 또야?”
화장실 앞에서 허리를 붙잡고 중얼거린다. 분명 전날 저녁도 무난하게 먹었고, 손도 씻었는데 아침부터 배가 뒤틀린다. 직장인은 하루 지각만으로도 눈치가 보이는데, 이렇게 자주 아픈 나 자신이 너무 짜증난다. 대체 왜 나만 장염이 이렇게 자주 걸리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장염의 원인을 ‘비위생’이나 ‘날 것 섭취’ 정도로 생각한다. 물론 이런 요인도 있지만, 반복적으로 장염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스트레스와 생활 습관이다. 장은 제2의 뇌라 불릴 만큼 정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그런 ‘의외의’ 원인 3가지를 심리적 관점에서 분석해보려 한다.

text about worry less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1. 만성 스트레스가 장을 지배한다

장염이 잦은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요인은 스트레스다. 특히 직장 내 갈등, 감정 억제, 과도한 성과 압박 등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자율신경은 장의 연동운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장 운동은 불규칙해진다. 결과적으로 장점막이 예민해지고, 쉽게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회의 때마다 긴장해서 뱃속이 아파요.”
이런 고백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장염의 신호일 수 있다. 긴장과 불안을 장이 직접 반응하는 것이다.

2. 무너진 식사 루틴이 장을 공격한다

바쁜 아침엔 커피 한 잔으로 끼니를 때우고, 점심은 대충, 저녁은 늦은 시간에 과식. 이런 식사 습관은 장의 생체 리듬을 망가뜨리는 주범이다. 장은 일정한 리듬에 따라 소화와 배출을 조절하는데, 끼니 시간이 제멋대로면 소화 효소 분비나 장의 운동도 엉켜버린다. 특히 늦은 야식은 장에 장시간 부담을 주며, 밤사이 회복 기회를 빼앗는다.

또한,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섬유질 부족, 장시간 공복 등도 장의 보호막을 약화시켜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만든다.

3.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문제다

자율신경계는 우리 몸의 모든 무의식적 기능, 특히 장운동을 조율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하지만, 현대인의 삶은 이 균형을 자주 깨트린다. 긴장, 각성 상태가 장시간 유지되면 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하면서 장내 환경은 불안정해진다. 이때 장 내 미생물의 균형도 깨지고, 염증 유발 물질이 증가해 장염의 소지가 커진다.

특히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회의 직전 설사를 하는 경험은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예다.

“그냥 민감한 장인가 봐요.” 그 말, 진짜일까?

우리는 종종 ‘나는 그냥 장이 약한 체질이야’라고 넘긴다. 하지만 그 ‘체질’은 오랜 스트레스, 잘못된 습관, 무시된 감정이 만든 결과일지도 모른다. 장염이 자주 반복된다면, 위생이나 약물보다 먼저 자신의 심리 상태와 생활 방식을 점검해보자.

하루 세 번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 업무 스트레스 후 5분간의 명상. 그리고 자신에게 “지금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이런 작은 변화들이 장에게는 강력한 보호막이 될 수 있다.

장염은 단지 장의 병이 아니다. 마음의 무게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일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그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